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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트리피케이션 해부 — 왜 텅 비어도 임대료를 안 내리나

경리단길은 이미 무너졌고, 성수동은 지금 그 사이클의 정점이다 — 반복되는 이유와 자멸 여부까지 실측 데이터로 추적

🔬 이건 정권 탓도 공급자 탐욕만의 문제도 아니다
건물주가 공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임대료를 안 내리는 건 "욕심"이 아니라 계산이다
임대료를 낮추면 건물 매매가가 즉시 떨어지는 가격결정 구조 자체가 그렇게 설계돼 있다
정권이 바뀐다고 이 계산법이 바뀌지 않는다. 구조를 알아야 뭘 고쳐야 할지도 알 수 있다.
메커니즘 — 임대료를 내리면 건물값이 떨어진다
한국 상가 매매가는 임대료를 수익환원율(cap rate)로 나눠서 정해진다
월세 300만원(연 3,600만원)을 4% 캡레이트로 환산하면 건물가치는 9억원이다
같은 건물을 월세 250만원으로 낮추면 건물가치는 7.5억원까지 떨어진다
공실을 몇 달 더 버티는 손해보다, 건물 자체 가치가 1.5억원 깎이는 손해가 훨씬 크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공실을 견디는 쪽이 합리적 선택이 된다.
월세 300만원 시 건물가치 (cap rate 4%)
9억원
월세 250만원으로 낮추면
7.5억원
건물가치 -1.5억원
상가임대차보호법 갱신권
10년
한 번 낮춰 계약하면 최대 10년 그 근처에 묶임
출처: 다음뉴스(2025.12) 상가 임대료·매매가 연동 구조 분석 보도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도 역설적으로 이 경직성을 강화한다
한 번 낮은 임대료로 계약하면 세입자에게 10년 갱신권과 연 5% 인상 상한이 붙는다
나중에 시장이 회복돼도 그 낮은 가격 근처에 최대 10년 묶인다는 뜻이라, 건물주는 처음부터 낮게 계약하는 것 자체를 극도로 꺼린다. 게다가 한 곳의 임대료를 낮추면 인근 시세 전체의 기준점(평가액)이 같이 낮아지므로, 개별 양보를 더더욱 피하게 된다.
경리단길 — 이미 무너진 사례
외부 자본 유입 → 임대료 급등 → 원래 상인 이탈 → 공실·슬럼화, 경리단길이 정확히 이 경로를 밟았다
"빈 상가는 늘어나는데 임대료는 안 떨어진다"는 표현이 그대로 언론 헤드라인이 됐다. 이태원 상권(경리단길 포함)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서울 최고 수준까지 올라간 뒤로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태원 상권(경리단길 포함) 중대형 상가 공실률
21.6%
서울 최고 수준
출처: 투데이신문·클리앙 커뮤니티 집계 보도(최근 분기 기준)
성수동 — 지금 그 사이클의 정점
젠트리피케이션의 중심이 경리단길에서 성수동으로 완전히 옮겨갔다
팝업스토어 단기임대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는데, 팝업스토어는 계약 자체가 단기라 상가임대차보호법 적용 대상에서 아예 빠진다
법의 보호가 원천적으로 닿지 않는 임대차 형태가 임대료를 밀어올리는 구조다. 반면 경리단길은 최근 임대료 상승률이 거의 정체돼 있다
자본이 이미 다음 동네로 옮겨갔다는 뜻이다.
2026 1분기 성수동 임대가격지수 상승률
109.1%
전국 1위 — 압구정·용산 제침
연무장길 10평 미만 1층 점포 월세
2,400만원
평당 약 280만원 — 서울 평균의 16배+
출처: 한국경제·어패럴뉴스·헤럴드경제(2026)
성동구 조례 — 드물게 부분적으로 통한 사례
2015년 성동구가 만든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는 2021년 국무회의 의결로 「지역상권법」이라는 전국 법률로까지 승격됐다
조례가 법률이 된 드문 사례다. 성수동 지속가능발전구역에서는 건물주의 62.4%가 상생협약(임대료 동결·인상 자제)에 참여했고, 2017년 하반기 계약갱신 때는 참여 지역의 78.1%가 임대료를 동결했다
인상률도 전년 대비 13~14%p 낮아졌다.
조례 → 전국 법제화
2015→2021
「지역상권법」으로 승격 — 드문 사례
성수동 상생협약 참여율
62.4%
255개 상가 중 159개 건물주 참여
2017년 하반기 계약갱신 시 임대료 동결
78.1%
협약 참여 지역 한정
다만 이건 협약에 참여한 지역·건물주 한정 효과다
강제력 없는 자발적 협약이라, 위에서 본 성수동 전체의 임대가격지수 109.1% 폭등(2026 1분기)을 막지는 못했다
"부분적으로는 통했지만 전체 흐름은 못 막았다"가 정확한 평가다.
출처: 서울신문(2021.7)·성동저널 상생협약 성과 보도
법이 왜 강남·성수동엔 안 먹히나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임대료 인상 상한(연 5%)과 10년 갱신권은 서울 기준 환산보증금(보증금+월세×100) 9억원 이하 상가에만 전면 적용된다
강남이라고 법이 예외를 둔 게 아니라, 강남·성수동 고가 상가의 임대 조건 자체가 구조적으로 이 기준을 넘어버려서 법의 보호망 밖에 있는 것이다. 9억원을 넘어도 대항력·권리금 보호 같은 일부 조항은 적용되지만, 정작 핵심인 임대료 상한선은 빠진다.
서울 환산보증금 기준
9억원
이하만 법 전면 적용(임대료 5%↑ 상한 등)
강남 고가 상가
구조적으로 기준 초과
법이 예외를 둔 게 아니라 조건 자체가 안 맞음
출처: 찾기쉬운생활법령정보, 스매치인사이트 환산보증금 기준 분석
그럼 결국 자멸하나? — 상관관계는 있지만 인과는 불확실
공실을 고집하던 건물주가 결국 대출 부실로 무너지는지 확인해봤다
상업시설 경매 신청이 2026년 4월 8,252건으로 역대 최다, 2026년 1분기 전체 부동산 경매 신청은 30,541건으로 13년래 최고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게 "임대료를 안 내려서" 생긴 결과인지, 고금리·소비패턴 변화라는 별개 요인 때문인지는 이번 조사로 인과관계까지 가르지 못했다
상관관계만 확인되고 인과는 불확실하다. 없는 인과를 있는 것처럼 쓰지 않는다.
상업시설 경매 신청 (2026.4)
8,252건
역대 최다
2026 1분기 전체 부동산 경매 신청
30,541건
13년래 최고
출처: 한경매거진·한국경제(2026) 부동산 경매 신청 통계
종합 판정
사법처리로 없어질 문제가 아니다
임대료를 안 내리는 건 그 자체로 불법이 아니고, 사유재산권 안에서 벌어지는 합리적 계산이다
정권이 바뀐다고 이 계산법이 바뀌지도 않는다. 성동구 사례가 보여주는 건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 상생협약 + 법제화"가 부분적으로는 통한다는 것
완전한 해법은 아니지만 유일하게 실측으로 확인된 개입 방식이다. 장기적으로는 환산보증금 기준을 현실화해서 강남·성수동 같은 고가 상권도 법의 보호망 안에 넣는 것 외엔 뚜렷한 답이 안 보인다
이것도 처방이지 확정된 해법은 아니다. 소비자가 당장 할 수 있는 건 발로 하는 선택뿐이다: 임대료를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가게보다, 그 압력에서 자유로운 동네·가게를 찾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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